오래된 일
네가 나를 슬몃 바라보자
나는 떨면서 고개를 수그렸다
어린 연두 물빛이 네 마음의 가녘에서
숨을 가두며 살랑거렸는지도
오래된 일
봄저녁 어두킴컴해서
주소 없는 꽃엽서들은 가버리고
벗 없이 마신 술은
눈썹에 든 애먼 꽃술에 어려
네 눈이 바라보던
내 눈의 뿌연 거울은
하냥 먼 너머로 사라졌네
눈동자의 시절
모든 죽음이 살아나는 척하던
지독한봄날의일
그리고오래된 일
시집<누구도 기억하지 않는 역에서> 허작가님은 보이던 것들에 기억을 더해 담담하게 읍조려주셨다. 나의 기억들도 같이 소환된다. 스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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