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50

십자가–윤동주

십자가 쫓아오던 햇빛인데, 지금 교회당 꼭대기 십자가에 걸리었습니다. 첨탑이 저렇게도 높은데, 어떻게 올라갈 수 있을까요. 종 소리도 들려오지 않는데 휘파람이나 불며 서성거리다가, 괴로웠던 사나이, 행복한 예수 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모가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어나는 피를 어두워 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추임새(CHUIMSAE) 2023.11.08

요가수트라 강독 –배철현

프롤로그부터 부드러운 언어이다. 솔솔 따스한 바람처럼 읽힌다. '인간을 변화하지 않는 종교는 사실상 이데올로기에 지나 않는다.' -바라봄의 시선이 남 다르다. -이데올로기_어떤 사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사고나 생각, 본래의 한자 문화권에서 이 단어는 이념보다는 '생각'의 의미가 강한 단어였는데 서구 ideology의 번역어로 차용되어 쓰이게 되었다. ideology : 어떤 개인이나 사회 집단이 인간, 자연, 사회에 대해 규정짓는 추상적이면서도 이념적인 의식의 형태. 이념이나 사상으로 번역할 수 있다. 현대에서는 정치이념을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사회학을 비롯한 인문학의 전문 서적에서 이데올로기가 '최종적으로 타파되어야 할 상부구조로 뜻할 경우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의미가 아니라 마..

승무–조지훈

승무–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히 접어 올린 외씨버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추임새(CHUIMSAE) 2023.11.06

고산미소–완주군

일 년에 한두 번 큰 맘 막 먹고 가는 곳이라 조금이라도 저렴하게 먹으려 물밑작업합니다. 첫 번째 방법: 온누리 상품권 10% 할인 때를 노립니다. 보통 설. 추석 명절 전후 은행에서 구입한다. 직장인인 경우 온누리 상품권으로 고산미소 고기를 구입하면 전통시장으로 구분되기에 연말정산 시 +됩니다. 두 번째. 평일 완주군에 속한 금융권 방문하여 지역사랑상품권을 구입합니다. 100.000원 구입 시 9만 원 금융권에 지블하시면됩니다. ------‐‐‐‐‐‐------------ 직원이 아닌 이상 그나마 고깃값을 싸게 그리고 현금영수증 꼭 잊지 마시고요. 그럼 고산미소는 전북 완주군 고산면 남봉로 135 (고산면 읍내리) https://kko.to/73DOaAM6kv 고산미소전북 완주군 고산면 남봉로 135m..

GOOD BUY 2023.11.05

길—윤동주

길 윤동주 잃어버렸습니다. 무얼 어디다 잃었는지 몰라 두 손이 주머니를 더듬어 길을 나아갑니다. 돌과 돌과 돌이 끝없이 연달아 길은 돌담을 끼고 갑니다. 담은 쇠문을 굳게 닫아 길 위에 긴 그림자를 드리우고 길은 아침에서 저녁으로 저녁에서 아침으로 통했습니다. 돌담을 더듬어 눈물 짓다 쳐다보면 하늘은 부끄럽게 푸릅니다. ​풀 한 포기 없는 이 길을 걷는 것은 담 저쪽에 내가 남아 있는 까닭이고, ​내가 사는 것은, 다만, 잃은 것을 찾는 까닭입니다.

추임새(CHUIMSAE) 2023.11.04

잡담

두 세달에 한 번씩 몸서리쳐져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고 정수리에서 코끝이 아주 구겨져 다니게 되는날 거창하게가 아닌 책가방하나에 두통약은 꼭 챙겨 떠난다. 멀리가는 것이 목표가 아닌 그저 걷는것이 목적이고 곁에 바닷소리 들리면 구겨져있던 얼굴이 풀린다. 태생이 외로움으로 나고 채워지고 의지할 곳이 약하다 보니 스스로 서야 할 곳을 찾아야했고 섣부른 결정에는 댓가도 크다. 외로움의 사람은 안다.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을. 나에게 여행을 물어오는 이들에게 드릴수 있는 이야기는 '내 여행은 짜연진 시간안에 움직이고 있는 일상의 연장일 수도 다만 늘어난 테이프 속 가수의 음성처럼 불편한 여행일 수도 있다.' 나 스스로 채워야할 외로움의 걸음을 가야할 때가 된것 같아. 듣고 싶다. 그대들의 발걸음 이야기를!

MOVEMENT 2023.11.03

거대한 뿌리—김수영

김수영 ​​ 나는 아직도 앉는 법을 모른다 어쩌다 셋이서 술을 마신다 둘은 한 발을 무릎 위에 얹고 도사리지 않는다 나는 어느새 남쪽식으로 도사리고 앉았다 그럴 때는 이 둘은 반드시 이북 친구들이기 때문에 나는 나의 앉음새를 고친다 8.15후에 김병욱이란 시인은 두 발을 뒤로 꼬고 언제나 일본여자처럼 앉아서 변론을 일삼았지만 그는 일본대학에 다니면서 4년 동안을 제철회사에서 노동을 한 강자다 ​ 나는 이사벨 버드 비숍여사와 연애하고 있다 그녀는 1893년에 조선을 처음 방문한 영국 왕립지학협회 회원이다 그녀는 인경전의 종소리가 울리면 장안의 남자들이 모조리 사라지고 갑자기 부녀자의 세계로 화하는 극적인 서울을 보았다 이 아름다운 시간에는 ​ 남자로서 거리를 무단통행할 수 있는 것은 교군꾼, 내시, 외국인..

추임새(CHUIMSAE) 2023.11.02

봄 날–방탄소년단(BTS)2017.02.13

보고 싶다 이렇게 말하니까 더 보고 싶다 너희 사진을 보고 있어도 보고 싶다 너무 야속한 시간 나는 우리가 밉다 이제 얼굴 한 번 보는 것 조차 힘들어진 우리가 여긴 온통 겨울 뿐이야 8월에도 겨울이 와 마음은 시간을 달려가네 홀로 남은 설국열차 니 손 잡고 지구 반대편까지 가 이 겨울을 끝내고파 그리움들이 얼마나 눈처럼 내려야 그 봄날이 올까 Friend 허공을 떠도는 작은 먼지처럼 작은 먼지처럼 날리는 눈이 나라면 조금 더 빨리 네게 닿을 수 있을 텐데 눈꽃이 떨어져요 또 조금씩 멀어져요 보고 싶다 보고 싶다 얼마나 기다려야 또 몇 밤을 더 새워야 널 보게 될까 만나게 될까 추운 겨울 끝을 지나 다시 봄날이 올 때까지 꽃 피울 때까지 그곳에 좀 더 머물러줘 머물러줘 니가 변한 건지 아니면 내가 변한 ..

(10월의 마지막밤)잊혀진계절-이용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 채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언제나 돌아오는 계절은 나에게 꿈을 주지만. 이룰 수 없는 꿈은 슬퍼요. 나를 울려요...